롯데칠성 영업사원 내부고발했다가 감옥행
롯데칠성 영업사원 내부고발했다가 감옥행
롯데칠성 영업사원이 회사의 부조리한 가판(가상판매, 가짜판매) 관행으로 큰 빚을 지고 더 이상 감당이 어렵게 되자 본사에 보고하였다가 횡령, 공갈, 협박 등의 혐의를 받고 징역2년이 구형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롯데칠성 영업사원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사건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대기업 입사
1970년생인 김대영씨는 2006년 롯데칠성이라는 대기업에 입사한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였습니다.
업무에 대하여 재미도 보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영업실적 압박으로 점점 더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늬만 대기업
롯데칠성 영업사원에 대한 실적 독촉 문자는 하루 종일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매일매일 실적을 압박하는 문자에는 폭언도 있었고, 가짜 판매를 해서라도 할당치를 채우는 것을 당연시 하는 지시도 많았습니다.
가판으로 실적을 채워라
롯데칠성에서는 영업사원이 상품을 팔지 못하면 가판 즉, 가짜로 판매를 한 것처럼 꾸며서라도 실적을 만들어 내라고 압박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가판을 하게되면 팔지도 않은 물건값을 회사에 납부해야하므로 고스란히 영업사원의 손실로 이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실적충당을 위해 100만원어치를 가판 실적으로 잡으면 영업사원은 나중에 100만원을 회사에 납부해야 하는데 돈이 없으므로 거래처에 80만원 정도에 넘기고 부족한 20만원은 개인 돈을 보태어 회사에 판매대금으로 지불하는 식입니다.
일을 할 수록 불어나는 빚
회사에 납부할 돈이 부족하니 가판처리된 상품을 덤핑으로 거래처에 처분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롯데칠성 영업사원들의 손실은 한 달에 수백만원씩 누적되어 갔다고 합니다.
이런 행태가 김대영씨에게만 해당된 것도 아니고 거의 모든 롯데칠성 영업사원들이 수 천 만원씩의 가판 손실 누적금을 부담해오고 있었답니다.
김대영씨는 누적된 가판대금과 계속되는 실적압박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수시로 은행에 근무하던 누나에게 도움을 받아서 부족한 돈을 메우기를 반복했었다는 데요.
어느 날엔 결국 극단적인 행동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기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김대영씨는 며칠 후 무사히 귀가하였지만 가족들이 알게된 김대영씨의 부채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김대영씨의 누나는 돈을 벌기 위해 다니는 직장이 어떻게 갈수록 빚이 늘수 있냐며, 동생에게 회사를 그만두기를 권했지만 동생은 많은 나이에 다른 곳에 이직하기도 어렵고 조금만 더 고생을 하면 실적압박이 없는 관리직으로 옮길 수 있다는 희망에 회사를 그만둘 수 없었다고 합니다.
잘못된 만남 헛된 미련
김대영씨가 롯데칠성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반면 동료직원은 가판부담금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한계에 이르자 본사에 찾아갔다고 합니다.
이 때, 동료직원이 부담하던 가판대금은 개인대출 1억2천만원과 회사에 납부할 미수금 1억원 등 총 2억4천만원 규모였다고 합니다.
결국 롯데칠성은 이 직원에게 장부상 회사에 납부할 미수금 1억1천만원은 회사가 부담하고 직원의 개인대출은 직원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해결을 했습니다.
영업사원입장에서는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개인 빚 1억원이 넘는 돈을 여전히 감당해야 했지만 회사에서는 그런 것엔 전혀 관심도 없었고 오히려 장부상 회사가 손실을 보게된 미수금 탕감 사실을 다른직원에게 발설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켰다고 합니다.
두 번은 없다?
결국 망설이고 있던 김대영씨도 중대결단을 하게 되는데요.
이 때 김대영씨의 가판으로 인한 빚은 총 4억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판매대금 1억원으로 우선 자신의 급한 빚을 갚고, 본사에 스스로를 신고하게 됩니다.
그리고 동료의 사례처럼 거래내역을 모두 조사받습니다.
김대영씨는 동료와는 다르게 회사 장부상의 미수금 뿐만 아니라 개인 빚도 모두 가판으로 인한 채무이니 회사가 모두 책임져 줄것을 요구하며, 합의가 안되면 법정 소송을 하겠다며 버팁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김대영씨가 잘 대응했다고 생각합니다만 롯데칠성이라는 회사는 참 희한한 회사인게 다음에서 드러납니다.
회사인지 학교인지?
그토록 개인의 실적을 강조했던 롯데칠성은 김대영씨와의 합의가 원만하지 않자 김대영씨의 누나에게 그들의 합의 조건을 내세우고 설득합니다.
이게 무슨 대기업 수준인지 도통 이해가 안가더군요.
자사와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자와 합의를 봐야지 무슨 사망사고 이후 유족과 합의하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왠 누나??
어쨌든 누나를 통한 합의는 효과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롯데칠성은 김대영씨에게 미수금을 탕감해 주었고 추가로 1억6천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김대영씨가 계속 근로할 수 있게 해주는 조건으로 합의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결국 김대영씨는 총 4억원의 개인채무중 1억원은 회사 미수금으로 우선 납부하여 3억원정도가 남은 상태에서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보상금 1억6천만원을 상환하면 최종 1억4천만원의 빚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회사가 약속한 일자리 제공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냥 그정도의 합의로 김대영씨가 롯데칠성을 그만뒀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지만 김대영씨는 10년이 넘게 해온 일이고 적지 않은 나이에 다른 직장을 쉽게 구할 수 없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계속해서 롯데칠성에서 근무하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롯데칠성은 끝내 김대영씨와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참다 못한 김대영씨는 본인의 모든 자료와 국세청에 제출하며 롯데칠성을 국세청에 신고합니다.
그러나 국세청은 몇 달이 지나도 별다른 소식이 없습니다.
이에 다시 언론사에 제보를 하게 되었습니다.
언론사 제보 한 달 후에야 국세청은 롯데칠성의 탈세혐의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롯데칠성에 493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롯데칠성과 국세청의 콜라보레이션
한편, 롯데칠성은 MBC 보도 다음날 김대영씨를 횡령, 공갈혐의로 고소했습니다.
롯데칠성이 제기한 김대영씨의 두 가지 혐의 중 횡령은 앞서 김대영씨가 본인의 급한 채무를 갚기 위해 회사에 납부할 미수금 1억원을 썼던 것으로 이미 합의를 할 때 이 부분까지 감안하여 보상금 지급이 이루어진 것이었죠.
그리고 김대영씨가 일자리 제공을 해달라고 회사측에 두 차례 편지를 쓴 것을 두고 공갈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김대영씨가 편지를 작성할 때 도와주었던 동료는 해당 편지에는 전혀 협박이나 공갈의 내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롯데칠성이 더 웃긴건 협박 편지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편지를 부하직원 누군가에게 줘버렸고 그걸 또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국세청은 김대영씨가 제출한 롯데칠성의 탈세자료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국세청은 김대영씨의 신고로 이루어진 롯데칠성의 추징세금 493억원에 대한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국세청 포상금은 탈루세액 5~20%로 5%만 잡아도 20억원이 넘습니다.
국세청이 밝힌 포상금 미지급 사유는 김대영씨의 제보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었고, 이미 10여년 전부터 알고 있던 관행이었기 때문에 김대영씨의 제보가 롯데칠성을 추징하는데 결정적이지 않았다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소리를 합니다.
그렇다면 김대영씨 동료의 주장대로 국세청은 10년이 넘도록 나쁜 관행을 방치한 직무유기를 인정한 셈입니다.
또, 그렇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서류를 왜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아무튼 롯데칠성과 국세청이 손발을 짝짝 맞춰준 성과로 김대영씨는 징역2년에 법정구속이 되어 현재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대단하신 롯데칠성과 국세청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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